글로벌네트워킹

전방개척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jangwg 2010. 1. 4. 14:04
전방개척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Global Network for Frontier Missions)


이은무(Eun Moo Lee) 선교사


선교가 전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늘 전쟁에는 전방과 후방으로 구분되어 있다. 현장에 나가서 싸우는 선교사는 전방에 배치된 사람들이고, 기도로, 물질로, 인적 자원으로 지원해 주는 일은 후방의 성도들의 책임이다. 전방개척을 위해서는 늘 힘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그 힘이 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힘의 규합과 균형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힘의 균형과 규합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전방의 개척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empowering)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목적이다.

여기서, 필자는 과거에서 힘의 규합을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을 하여 한국에 온 선교사들의 힘의 규합, 그리고 필자의 과거를 통해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선교 현장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경험을 통해서 몇 자 적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선교에 있어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한국에 온 선교사들
한국 선교를 위해 온 초창기 선교사들은 모두 전방개척자들이었다. 그들이 남겨놓은 협력 정신(네트워크라고 말할 수 있다)은 전방 개척을 꿈꾸는 선교사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당시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네 개의 장로회 선교회(미국 남, , 캐나다, 호주)는 이 정책의 실현을 위해 장로교협의회(The Presbyterian Council)를 결성하고 효율적인 선교를 위해 선교지역 분할을 위한 이른바예양협정(Comity Arrangement)’을 맺었다. 이것은 동일한 지역에서 선교사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북 장로교회는 평안도, 황해도, 경기도, 경상북도 지역을, 남 장로교회는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을, 호주 장로교회는 경상남도 지역을, 그리고 캐나다 장로교회는 함경도 지역을 담당하여 선교하기로 합의하였다. 1892년 북 장로교회와 북 감리교회는 지역조정을 다음과 같이 하기로 합의했다. 인구 5천명이 넘는 도시에서는 양 선교부가 공동으로 선교하고, 그 이하의 도시에서는 먼저 선교를 시작한 교단이 맡기로 했다. 이러한 지역 분할은 지역 복음화라고 하는 명제만을 남겨 놓고 열심히 노력한 전방의 개척자들의 전략이었다. 지금도 그 여파가 남아 있어 지역별로 장로교, 감리교 등이 강한 지역이 있는 것이다.
저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는 교파나 교단을 초월하고 교리를 초월해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연합 정신은 전방 개척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위대한 발전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초기 선교사들의 네트워크 정신을 기조로 해서 모든 일을 해 냈다고 생각을 한다면 오늘날 한국 선교사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선교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선교사들끼리의 갈등은 에너지만을 소비하고 지역 복음화나 그 나라의 복음화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으로 비추지고 있다. 한국 선교는 지금이라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는 우리의 것은 내려놓고 하나님만이 영광 받으셔야 한다는 생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서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조동진 목사
조동진 목사는 이러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그의 선교 초기부터 강조해 왔다. 1970년대 초에 이미 아시아인들의 선교를 위한 공조를 강조해 왔고, 그래서 만든 것이 All-Asia Missions Consultation이었는데 이 회의는 1973년에 이루어졌다. 당시, 아시아 교회들이 목회라는 제한적 공간을 벗어나지 목하고 있을 때, 그는 저들에게 세계화를 부르짖었고, 네트워크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같이 받들자는 생각을 아시아 교회 지도자들 속에 주입시켜 준 것이다.
그후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서 협의체를 만드는 일, 선교의 프로모션, 선교사 훈련도 지금 우리가 하는 것 같은 한국인들만의 훈련이 아니라 이미 1974년에 East-West Center for Missions Research and Development라는 초국가적 훈련원을 세워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를 추구 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을 하면 한국 선교는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로 시작을 했으나 그러한 생각은 사라지고, 점점 더 한국적이고, 국지적으로 흘러가는, 역행하는 선교가 아닌가 의심해 본다. 이제라도 다시 방향을 돌려 국제화를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선교 훈련의 국제화, 사역의 국제화, 협력 선교의 국제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우리의 선교는 국제화의 역행일 뿐만 아니라 선교의 특징인 현지인들과의 협력, 세계 각국의 선교단체와의 협력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우리의 선교는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이라는 과제를 벗어나 제국주의적 선교의 악몽이 다시 살아 날 수 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선교회(Indonesian Missionary Fellowship)
여기에서 전방 개척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예를 들어 보겠다. 조동진 목사의 주선으로 필자는 1976년에 인도네시아의 정글, 칼리만탄(보르네오 섬)으로 파송되기로 계약을 하고 그곳으로 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칼리만탄은 약 50여 년간 수많은 서양 선교사들의 전방 개척지였다. 그 후, 서양 선교사들은 대체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없어 (서양의 젊은이들이 선교사 되기를 기피하기 때문)현장을 떠나면서 준비되지 않은 현지인들에게 맡기고 철수했다. 그러나 칼리만탄이야말로 전방 개척지이기에 현지인들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벅찬 할 일이 많은 곳이었다. 특별히 개척되지 않는 수없이 많고, 복음은 듣지 못한 마을이 너무나 많은 곳이다. 때문에 수많은 선교사가 필요한 곳이었다. 서양 선교사의 빈자리, 아직 개척되지 않은 최전방, 이곳을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은 한국 선교사밖에는 없다고 여겨지는데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곳은 선교사가 태반이나 부족한 채로 남아 있다.
필자가 그곳으로 파송되었을 때는 한국 선교가 눈을 뜨고 있지 않은 때였다. 여러모로 부족한 나는 이 열려진 선교지에서 현지 선교 지도자인 옥타비아누스 목사와 조동진 목사의 사역 협정계약 (네트워크)에 의해서 이곳에 파송될 수 있었다. 한국 선교가 초기였지만 현장의 필요와 현장의 건전한 선교단체와 함께 협정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선교의 맥을 잡으며 일을 했다고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협정 때문에 현지에 파송되어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 효과적이란 말은 첫 번째, 현지 선교단체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이용해서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선교단체의 구조, 훈련 프로그램, 언어 훈련, 전략 등 다양한 인프라가 외국 선교사가 현장을 모르면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을 모두 해결해 주게 되었다. 그곳에서 가서 배우고, 의논하고, 힘을 합쳐서 일만 하면 되었다. 두 번째는 그들은 자신의 나라의 사역 개발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끼리 우리의 식대로 현장에서 사역을 개발하려고 하니 허둥대다가 실패의 경험을 하거나, 현지인 지도자들과 충돌하거나, 아니면 한국인들끼리만 하다가 결실이 없는 사역을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현지 유수한 선교단체는 우리에게 좋은 사역 안내자가 되어 결실 있는 사역을 만들어 현지인들에게 쉽게 맡기고 나올 수 있도록 해 준다. 셋째로, 현지 단체와 같이 사역을 한다는 것은 훌륭한 인적 자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일은 확대되고, 거기에 필요한 일꾼은 부족하다. 일꾼은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일을 할 만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언어, 문화, 기술 등 탁월한 현지인 지도자들을 공급받아 사역을 돕든지, 아니면 사역을 맡기고 나올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선교사역을 해 본 사람은 얼마나 힘이든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의 단체와 지도자들과 같이 일을 하는 것이다.
필자는 매 텀( 5)에 한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현지인들에게 인계하고 올 수 있었고, 30년간 5개의 프로젝트를 개발하여 현지인 또는 주니어 선교사들에게 맡기고 나올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은 철저하게 현지인 지도력을 인식하고 같이 하려는 노력에서 만들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나는 부족하지만 훌륭한 현지인 지도력과 같이만 일을 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것이 가장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세아 선교 협의회(AMA/Asia Missions Association)
또 다른 글로벌 네트워크의 예는 『아세아 선교 협의회』인데, 이 협의체는 1975년에 조동진 목사가 주도해서 만들어진 아시아인들의 선교 협의체이다. 이 협의회의 목적은 1) 선교 사명의 고취, 2) 선교 정보의 공유, 3) 선교 공동훈련, 4) 선교 인적 자원 교류 등 아시아인들의 선교를 위한 힘의 규합과 네트워크를 위한 협의체이다. 이 사역은 아시아인들의 문화적 동질성, 아시아인들의 토착적 사역 개발, 그리고 아시아의 거대한 미전도 종족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게 하기 위한 네트워크이다. 아직도 미비한 점이 많지만 이러한 채널이 있다고 하는 것은 아시아인들의 자부심이고, 이 채널을 적극 이용할 수 있다면 아시아 복음화의 한 발자국 다가서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 현재로서는 매 3년마다 각 국에서의 선교집회를 통해서 선교의 이슈를 다루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다. 향후 해야 할 일은 많은 선교 신학의 이슈들이 서양 사람들에 의해서 개념화되고 다루어지고 있으나, 이제 선교의 세력(인적, 재정적 자원)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또는 제삼세계로 이전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서양인들의 방법만을 고집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인들의 규합된 힘이 필요하고, 아시아인들에 맞는 선교학 내지는 선교의 방법론이 필요한 때이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서양의 것을 빌려 썼다면 이제는 우리의 것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선교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면, 그 원리(기준)에 바탕을 두어야 하지만 적용문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3세계 선교협의회(TWMA/Third World Missions Association)
아세아 선교협의회는 아세아를 뛰어넘어 타 지역과 네트워킹 할 것을 계획하고 1986년에는 랄프 윈터 박사가 1976년에 세운 미국세계선교센터가 있는 파사데나에서 개최하였다. 파사데나에서 열린 아세아선교협의회 4차 대회에는 아프리카 지역의 대표들, 중남미 지역의 대표들 이 참석하여 제3세계선언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1989년에 제3세계선교협의회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1988년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 웨스턴신학교에서 제3세계선교발전을 위한 컨설테이션을 통하여 창립이 준비되었고, 1989 5월 오레곤주 웨스턴신학교에서 창립총회를 소집하고 창립회장에 조동진을 선임하였다. 2회 총회는 1993 5월 인도네시아 바탐 섬에서 개최되었으며 1994년에는 한국의 바울의 집에서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창립총회와 제2의 총회에서 결의한 제3세계선교사 상호기금설립과 월드링크대학교의 활성화를 위한 실천방안을 토의하였다. TWMA는 각 지역에서 교회의 선교적 동원을 위한 지역별 선교대회를 개최하였고,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1999 10 25일부터 31일까지 일본 교토에서3의 천년 시대를 위한 새로운 세계선교의 주제로 새 세계선교대회(The New World Mission Congress)를 개최하였다. 그 목표는 1) TWMA 의 방향과 초점에 대하여 재확인하는 일, 2) 3의 천년시대에 있어서의 선교를 위한 포도주의 새 부대를 준비하는 일, 3) 일본 교회들이 세계선교를 위한 비전에 동참하도록 영향을 주는 일 이었다. TWMA 는 그 동안 중남미지역과 아프리카지역, 아랍지역, 아세아 지역에서 지역별 선교대회들을 개최하였고, 2010 5월에 있을 동경세계선교대회(Tokyo2010 Global Mission Consultation and Celebration)를 준비하는 중심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한국 선교의 국제화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슈만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해 왔고 우리의 언어와 문화의 제한성과 민족적 배타성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고 생각하고 우선, 현지인들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다루기 쉬운 수준의 사람들과 일하는 피선교국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하나님께서 각 나라에 선교의 마음을 주셨기에 이제는 어려워도 현지에 있는 국가(National Leader) 또는 국제적 수준의 사람들(International Leader)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의 사역의 질이나 현지인들과의 협력 선교의 많은 가능성을 제공받게 될 것이다.

한편, 국제 대회 등에 우리 선교단체장이나 선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 없이 국제화는 자동으로 만들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한계성을 뛰어 넘어야 할 때이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결국 한국인의 선교로 남아 발전을 포기 하게 될 것이다.

전방개척을 위해 많은 이들이 동원되어야 한다. 현지인들이 동원되어야 하고, 국제인들이 동원이 되어야 한다. 배울 것은 배우고, 줄 것은 주어서 하나님 나라를 같이 받들어 나가는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그 네트워크는 곧 채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채널 없이 힘의 전달은 불가능하다. 힘을 전달 받아 우리가 전방 개척자가 되든지, 우리가 힘을 전달해 현지인들이 전방 개척자가 되게 하든지 해야 하는데 이것은 배우고자 하는 자세와 우리의 것을 희생하려는 자세를 동시에 가져야 가능하리라고 본다. 그것이 바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아니겠는가?